날씨는 만만한 대화 주제다.
반면 기후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유난히 어렵고 복잡하다.
과학자들의 표와 그래프는 지루하게만 느껴진다.
날씨 이야기하듯 쉽게 기후 데이터를 접할 수는 없을까.
< Goldilocks(골디락스) > 는 기후 변화에 대해 표현하고,
경청하고, 염원하는 전 과정을 데이터로 매개한다.
관객들은 7가지 기상 요소(기온, 습도, 풍속, 운량,
가시거리, 강우, 강설)를 조절해 자신만의 날씨를 만든다.
이어 작품을 방문했던 다른 관객들이 만든 날씨를 탐색하고 경험한다.
이 날씨 이야기들은 서울의 실시간 기상 데이터를 중심으로 정렬한다.
현재 날씨와 비슷할수록 가까이 위치하며
집단적 기후 골디락스 존*이 드러난다.
사람들이 적당하다고 여기는 날씨와 실제 기후 사이의 괴리다.
유동하는 공백은 작품이 설치된 시공간에 고유하게 존재하며
보이지 않는 모순을 측정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지구의 기후가 극단적으로 변화하는 만큼
작품이 드러내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더욱 벌어진다.
동시에, 거대한 위기를 마주한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 희망의 가능성을 품는다.
*골디락스 존(Goldllocks Zone) 혹은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Habitable Zone, HZ)은 생명체가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을 지니는 우주 공간의 영역이다.
너무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라는 의미로 19세기 영국의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로(Goldilocks and the Three Bears)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 Vessel > 은 서울의 고동(鼓動)과
개인의 맥박을 연결하는 인터랙티브 데이터 조각이다.
작품은 지난 1년간의 서울시 이동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일일 800만 행 이상의 이동 로그를 1분 단위로 분석하여
25개 자치구의 유입•유출 및 내부 이동을 조형적 언어로 재구성하였다.
작품의 기하학적 규격은 데이터에 의해 엄밀하게 산출된다.
자치구별 유동 인구의 총량은 두께,
자치구 내 이동 유형(유입•유출 및 내부 이동)별 점유 비율은 길이,
실제 이동 속도는 흐름의 속도에 동기화된다.
이로써 관객이 목격하는 시각적 면적은
데이터의 수치와 산술적으로 일치하게 된다.
관객은 조형물을 회전시켜 각 자치구의 흐름을 조망하거나
시간축을 이동하며 시시각각 변모하는 도시의 단면을 추적한다.
이내 맥박 센서에 접촉하는 순간, 도시의 박동은
관객의 고유한 리듬과 공명하며 비로소 생동하는 존재로 완성된다.
도시는 거대한 유기체다.
날마다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지로 쏟아져
들어가며 강렬한 맥동음을 낸다.
그 안을 흐르는 개개인의 생체신호는 도시의 생명력이다.
이제 도시의 혈류는 당신과 함께 박동한다.